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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누리 기자]









▲  2018년 11월, 영TIGER인버스 주식
풍석포제련소 제1공장의 모습. 같은 해 2월, 폐수 70여 톤을 낙동강으로 유출하여 조업 정지 처분을 받았던 조치가 적법하다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판단이 내려졌다. 2021년 11월, 1970년도 제련소 준공 이후 51년 만에 처음으로 10일간 조업이 중단되었다.


ⓒ 장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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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도 아닌 계절에 눈이 내리는 마을이 있다. 해가 떠 있는데도 굴뚝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제련소 주변으로 짙은 눈안개가 껴 있다. 아황산가스와 미세 중금속이 뒤섞인 수증기 분진이 산간에 고여 있다가, 기온이 내려가면 차가운 대기에 얼어붙어 눈송이처럼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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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사이에서 '석포눈'이라 불리는 그것이 피부에 닿으면 따끔한 통증이 일어나더라고, 영풍석포제련소 봉화대책위원회의 신기선 대표가 말한다. 정년퇴직 이후 고향인 봉화로 돌아온 그는 2014년부터 영풍석포제련소 폐쇄 운동을 이어왔다. 제3공장을 불법 증축한 제련소를 향한 반발이 본격화하면서 대책위원회가 출발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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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포(石浦)'. 그 이름의 '돌 석'과 '개 포'처럼 돌과 물이 많은 마을이다.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산맥들로 둘러싸인 골짜기에 자리하여, '청정 숲속 도시'라는 이름이 붙은 경상북도 봉화군에서도 특히 산악지대로 이뤄진 오지에 있다. 험준한 바위산에는 금강소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강원도 태백시부터 황지천을 타고 내려온 석포의 협곡을 따라가승화산업 주식
다 보면 낙동강이 시작된다. 이처럼 강산이 조화로운 마을 한복판에, 어쩌다 거대 제련소가 들어서게 되었을까. 그 시간은 일제강점기까지 거슬러 오른다.

돌과 물의 마을에 죽음이 드리워진 이유










▲  석포면에 제1, 2, 3공장의 산업단지 규모를 이루는 제련소의 광경.


ⓒ 정수근




석포에는 1961년부터 개발되다가 폐광의 흔적으로 남게 된 연화광산이 있다. 1930년대에 일제가 아연을 채굴하던 광산을 대한민국의 영풍기업사에서 인수했다. 1960년대 일본에서는 광산에서 나온 카드뮴에 중독되어 뼈가 쉽게 부러지는 병이 퍼졌다. 일명 '아파, 아파'라는 비명에서 비롯한 이타이이타이병.

이에 해외에서 대체 사업지를 찾던 일본의 주요 제련 기업인 도호아연과 손잡은 곳이 다시금 영풍이었다. 강변에 공해 시설 건립을 규제하는 환경법조차 생겨나기 전이었던 1970년, 영풍은 그렇게 도호의 기술력을 지원받아 낙동강의 발원지인 석포에 제련소를 세웠다. 1998년 연화광산이 문을 닫은 뒤에도 아연 광석을 전량 해외 수입하여 어느덧 50년 넘도록 운영하고 있다.
아연을 제련한다는 것은 황과 결합해 있는 아연 광석에서 순수 아연을 추출하는 것이다. 아연을 얻기 위해 광석을 뜨거운 쇳물로 녹이면, 황은 기체로 날아가 아황산가스가 된다. 단 하루에만 트럭 약 50대에 실리는 25톤 정도의 원석이 제련된다고 한다.

황산은 땅에 내려앉아 침적되고, 땅이 머금은 독을 빨아들인 식생이 산성화되어 수풀과 나무의 숨이 타죽는다. 한때 소나무들에서 연간 2천 톤 넘게 생산되었던 송이가 이제는 1톤도 나오지 않는다. 매년 봉화에서 열리는 송이 축제도 예전 같지 않다.










▲  제련소가 일으킨 대기오염의 영향권에 있는 산림이 잿빛으로 말라 있다.


ⓒ 정수근




"어릴 때는 어린애들도 산에 가면 송이를 땄어요. 올라가면 송이 천지니까 송이 철만 되면 막 마음이 설레고 정말 축복받은 땅이라고 했어요. 그런데 이제 송이가 안 나는 데에도 제련소 영향이 있죠."

수질 오염 문제도 덩달아 불거졌다. 제련소 주변의 하천과 지하수, 낙동강 본류까지 흘러드는 중금속 농도가 기준치를 일찍이 넘어섰다. 강의 상류에서 서식하던 다슬기와 같은 저서생물들이 제련소를 지나고 나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하류의 안동댐 일대에서 물살이가 집단 폐사하고 새들도 떼죽음을 맞는다. 학창 시절 낙동강과 접해 있는 학교에 다녔다는 신기선 대표에게 그것은 몹시 아픈 변화로 다가왔다.
"어릴 때는 고기가 지천이었어요. 산촌에서 하루에 죽도 세 끼 못 먹어서 그땐 정말 배고픈 시절이었거든. 학교 끝나고 집에 오면 먹을 게 없어. 그럴 때 이제 물가 가서 노는 거야. 손 휘적휘적하면 조개도 나오고 고기도 나오고 목욕하다 배고프면 물로 배 채우고. 낙동강이 놀이터였죠. 저는 그것 때문에 이 일하는 거예요. 참 기대어 살고, 우리가 살아갈 수 있게 품어준 강인데 다 망가져 버렸잖아요."
어릴 적 그의 굶주림을 살펴주던 낙동강은 여전히 1300만 명이 살아가는 영남의 식수원으로 있다. 그러나 오늘의 강물을 먹고 자라는 농산물에서는 독소가 검출된다. 밭에서 기르는 채소가 시들고 과수의 열매가 맺히지 않는다. 주민들이 정작 손수 거둔 농작물을 먹지도 못한 채 값싸게 팔아넘기며 불특정 다수의 식탁으로 건너온다. 그 자체로 깊은 산촌이라 경작할 논도 적은 대지가 고요히 고통받는다.

살아갈 권리를 묻고 살려낼 본분을 답하다










▲  2022년 10월, ‘석포, 피어나다’ 프로젝트로 메밀꽃이 만개했던 석포면의 모습. 환경오염 지역이라는 오명을 떨치기 위해 면사무소 직원과 주민들이 기획한 환경조성 행동이었다.


ⓒ 봉화군




또, 그런데도 석포의 주민들은 침묵한다. "말을 안 합니다. 그게 참 안타까운 면이에요. 마음은 있는데 못 한다며 이해해 주세요,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폐광 이후 대체 산업을 마련하지 못한 지역 경제는 제련소 중심의 고용과 소비에 의존해 있다. 그렇게 폐쇄적으로 고착된 구조에서 제련소가 최초로 조업 정지 처분을 받았던 2018년, 전 봉화군수는 행정심판위원회에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썼다.


"석포제련소는 봉화군에서 유일한 대규모 사업장으로 제련소와 협력업체 그리고 공사업체 임직원 상당수가 관내에 거주하는 지역 주민이며, 또한 제련소가 소재한 석포면은 물론 관내 지역 경제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제련소의 조업정지는 (…) 지역민의 고용악화 초래, 제련소 임․직원들의 소비에 의존하는 주변 영세 소매업의 생계위협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 금번 수질오염물질 배출에 대해 (…) 선처를 베풀어 주실 것을 탄원드립니다." - 2018년 10월 전 봉화군수 엄태항이 제출한 탄원서의 일부 (중앙행정심판위원회 소갑 제26호증)


제련소에 반대하는 신기선 대표이지만, 좀처럼 나서지 못하는 지역민들의 마음이 이해된다고 한다.

"석포는 좀 어려운 구조라서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대부분이 제련소에 기대어 살잖아요. 생계가 여기 있는데, 이런 첩첩산중에서 제련소까지 문 닫아버리면 막막해지죠. 그래서 누가 불만을 얘기하면요. 살기 싫으면 보따리 싸서 이사 가면 돼. 왜 그런 문제 제기해? 여기 사는 사람들은 뭐 먹고 살라고? 이런 식으로 반응이 나오니까 입도 뻥긋 못하고 외부 노출이 금기시됩니다. 당장 내일 죽는대도 오늘 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불편해도 그냥 손사래 치며 입 다물고 있는 거예요. 문제가 있다고 아우성을 치며 내세우지 않아서 그렇지, 실질적으로는 훨씬 문제가 많다고 봐야 합니다."
대신, 숫자로나마 얼마간 드러나는 현실이 있다. 지난 십 년 동안에만 제련소는 불법 방류와 배출로 120여 차례 적발되고, 90번이 넘는 행정처분을 받았으며, 국정감사에 9회 소환되었다. 문제를 개선하기는커녕 지자체나 정부 기관과 합심하여 사실을 축소하고 은폐하거나 맞소송으로 대응해 왔다. 2019년에 1868건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조작한 상무이사가 실형을 받았을 때도, 서류 보존기간인 3년간의 자료만이 적발되었을 뿐이다.
와중에, 2022년 환경부는 제련소의 향후 운영에 103건의 조건부 통합환경허가를 내줬다. 대기, 수질, 토양, 폐기물 등의 환경 매체를 통합하여 허가를 관리하는 제도에서 103건의 조건이 제시되었다는 것은 103개의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허가가 나온 뒤 아니나 다를까, 올해 7월까지 요구되었던 오염 토양 정화 명령이 이행되지 않아 재명령이 내려진 상황이다. 그러나 공장 아래에 오랜 시간 축적된 지하의 오염 토양까지 제대로 정화하려면, 바닥을 파내기 위해 제련소를 뜯어내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생업을 살린다는 제련소가, 동시에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법적 처벌마저 유예되거나 취소될 정도로 제련소가 비호받는 정경유착의 분위기 속에서, 주민들은 공해로 인해 체내에 쌓이는 평균치 이상의 카드뮴 농도나 피부 발진, 호흡기 질환 등의 증상을 안고 살아가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게 되었다.










▲  2021년, 급성 백혈골수암으로 산재 인정을 신청한 전 영풍 하청노동자 진현철 씨


ⓒ 안동MBC




제련소 노동자들의 사정도 위급하다. 그간 산재 사고로 알려진 사망자만 15명이다. 재작년과 작년에만 3명의 하청노동자가 숨졌고 올해 6월에도 굴착기 운전 중 매몰되어 죽은 하청노동자가 있다. 더욱이 고용 승계도 약속되지 않는 하청노동자는 언제든 계약이 끊어질 수 있고, 원청 노동자보다 노동권과 건강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로 위험의 외주화에 내몰리는 열악한 위치에 처해 있다.

이제까지 급성 백혈골수암으로 투병 중인 진현철 전 하청노동자만이 가까스로 산재 인정을 받았을 뿐 (관련 기사 : "제련소 하청 노동자 백혈병, 첫 산재 인정" https://omn.kr/26jit) 그마저도 제련소에서는 항소로 일관하며 어떤 책임도 인정하지 않는다. 전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을, 전 제련소장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징역 2년을 구형받았을 때도 제련소의 앞날을 근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결국 도호아연의 위험 시설을 옮겨온 석포에서 노동자는 이윤과 효율의 논리에 의해 도구화되고, 주민은 생계로 인해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 자연환경은 그 모든 인간 중심적인 개발에 희생되고 있다. 파괴된 산림과 오염된 강, 다치고 병들고 죽어가는 노동자와 말을 빼앗긴 주민 모두 고통으로 연루되고, 연결된다. 환경이 오염될수록 지역민의 목소리는 위축되고 현장이 방치될수록 생태계도 빠르게 붕괴할 것이다. 석포의 문제가 가까운 영남권은 물론 모두의 위기로 가닿을 수 있는 까닭이다.

한 방울의 삶에 대해서도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  무방류 설비 ‘제리디’를 선전하는 영풍석포제련소의 현수막. “한 방울의 공정사용수도 흘려보내지 않겠습니다”라는 문장이 하얀 색상으로 적혀 있다.


ⓒ 김누리




한편,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일들도 있다. 제련소는 올해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폐수를 무단 배출하여 물환경보전법을 위반했다는 처분을 받아 58일간 조업이 정지되었다. 다가오는 11월에도 작년 이맘쯤 황산 가스 감지기를 끄고 조업했던 것이 적발되어 받은 10일간의 처분이 실행된다. 7월의 대구고법 항소심에서는 수년간 발생한 카드뮴 오염에 대해 제련소에 무죄를 선고했지만, 조업 과정에서 나온 대기 분진이 토양 오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폐기물 매립이 지하수를 오염시킨 원인일 수 있다고도 지목했다. (박지훈, '대구고법 "영풍 석포제련소 대기분진, 토양오염 영향 미쳤을 것"', <부산일보>, 2025.7.28. 및 이경민, '고법 판결문 "영풍 석포제련소 무분별한 폐기물 매립, 지하수·하천까지 오염 가능성"', <전자신문>, 2025.8.4. 참조)

그와 같은 질문들은 제련소가 2021년부터 도입한 무방류 설비에 관해서도 되묻게 만든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공정수를 외부로 배출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폐수 배출 0%"를 실현하는 시스템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력이나 열에너지를 이용하는 설비의 특성상, 정전이나 고장이 발생하면 시스템 자체가 작동할 수 없다. 가동을 멈춰야 하는 조업 정지 때는 특히 그러할 텐데, 이미 세 차례의 조업 정지가 실행되었거나 예정되었고 추가적인 처분이 내려진 정지 기일들을 제련소 측에서 연기 중인 상황에서 무방류 설비를 온전히 신뢰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설비를 가동하기 위해 이용될 막대한 에너지가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을 늘리는 역설을 일으키며, 물줄기를 막은 자리에서 쌓이게 될 오염물질이 다시 토양과 지하수를 위협할 수 있다. 즉, 기후 위기 시대의 수질 오염을 해결하려는 설비 구조 자체가 탄소중립에 역행하는 그린 워싱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미봉책에 가깝게 보인다.
그럼에도 지난 8월 경북 지역의 한 중학교에서 기후 위기 대응 교육으로 제련소를 체험했던 날, 학생들 앞에서도 무방류 설비를 선보였다는 영풍을 향해 묻고 싶다. 자사 홈페이지의 "자연을 생각하고 보호하며 자연과 함께 성장"하는 "친환경 주식회사"라는 소개말에 영풍은 얼마나 떳떳한가. '함께 성장'한다는 말과 달리 제련소가 앗아가고 있는 수많은 목숨의 시간은 어떻게 되는가. 누군가 제련소에서 퇴직하고도 자식이 이어 다닌다는 이유로 여전히 그 안에서의 일들을 말할 수 없다고 주저할 때, 다시금 누군가를 미래의 노동자처럼 길들이려는 듯한 말들 앞에서 정말 한 방울의 부끄러움도 없는가.
"우리가 지키려는 것은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아이들의 학교와 마을의 불빛입니다."
이 세상을 "우리 아이들과, 아이들의 아이들과,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바친다"(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 지음, 노승영 옮김, <시간과 물에 대하여>, 북하우스, 2020, 5쪽)라고 남긴 어느 책의 소망처럼, 오랜 시간 묵묵부답했던 주민들도 뒤늦게 제련소 이전 계획을 발표한 경상북도 앞에서 마침내 결의 대회를 열었다. 수백 명이 모여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이전에 반대했다. 실제로 이전은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가 어렵다. 애초에 세워지지 말아야 했던 강변에 세워졌으나 공정에 필요한 물의 수급처를 확보해야 하는 공해 기업의 특성상, 어느 곳으로 옮기든 간에 문제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체 문제가 심각해서 어떻게든 개선하지 않으면 안 되는 현상까지 와버렸어요. 그래서 정리는 되어야 하는데, 그러면 주민을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같은 지역에 사는 도민이잖아요. 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게 할지 논의하고 정부에서 대책을 세워야 해요. 신뢰할 만한 제도 장치를 마련해야 주민들을 설득하죠. 정의를 바로잡으려면, 양심을 지키면 됩니다. 공무원은 공무원의 양심을 지키고 회사는 회사의 양심을 지키고 국민은 국민의 양심을 지키면 돼요. 그랬으면 이런 사태까지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신기선 대표도 지역민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을 말한다. 정의로운 전환이란 기후 대응을 위해 산업 체제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노동자와 주민과 같은 취약계층이 구조적 피해를 겪지 않도록 보장하는 방향이다. 그는 제련소의 향방을 논하기에 앞서 재취업과 정기 건강 검진을 통한 무상 치료 등의 예방책을 마련하자고 말한다. 제련소가 부당하게 취득한 이익을 환수해 필요 비용을 추징하자고 제안한다. 환경법도 더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익에 비해 미약한 벌금으로 끝나는 처벌 방식이 도리어 부정을 재발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에, 기업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의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이처럼 각각 환경과 생계를 바라보며 서로 반대편에 서 있는 듯했던 신기선 대표, 주민과 노동자들이 다다른 곳은 다르지 않다. 바로 지금 여기의 땅에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말이다.

우리가 우리를 지속하는 오늘을 향해










▲  영풍 홈페이지(www.ypzinc.co.kr)의 메인화면


ⓒ 영풍




그렇다면 송이버섯과 같은 생태계와도 '우리'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작년도 봉화 송이 축제는 '송이 없는' 축제로 끝났다. 수많은 소나무가 병들었을뿐더러 길었던 폭염 끝에 살아남은 나무에도 송이가 잘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역 축제는 지역민의 또 다른 삶터다. 인간 거주민도 비인간 원주민도 소외되지 않고 공존해야 하는 곳이다. 영풍이 연화광산을 폐광업소로 방치한 역사와 달리 생태 정의를 함께 지속해야 할 까닭이다. "지속 가능한 제련 기술"이 삶보다 앞설 때, 지속 가능하다는 수식어는 생명이 아닌 산업과 자본의 존속을 더 추구하는 공허한 구호에 머무를 것이다.

"물이란 게 결국 생명수잖아요. 공기도 삶에서 대체되지 않는 필수 조건이고요. 그런데도 물에 생물체가 사라지고 나무가 다 죽고도 인간은 살았으니까 괜찮아, 우리는 건강해, 이런단 말이죠. 인간이 그만큼 모질다니까요. 하지만, 과연 언제까지고 그럴까? 시간이 더 흘러도 인간만이 괜찮을 수 있을까?"










▲  올해 58일간 조업 정지를 실행했던 동안, 제련소 뒷산의 땅에서 산철쭉이 꽃을 피웠다.


ⓒ 정수근




모질다는 것은 "몹시 매섭고 독하다"라는 뜻과 "참고 견디기 힘든 일을 능히 배기어 낼 만큼 억세다"라는 뜻을 같이 지닌다. 모질게 강한 인간의 힘은 그간 자연환경을 착취하는 동력으로 쓰여왔다. 다만 그렇다면, 어려운 일을 '능히 배기어 낼' 힘으로 '살리는' 일을 행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실제로 올해 58일간 조업 중지가 있고 나서 고사했던 산의 일부가 되살아났다.(관련 기사 : "58일간 조업정지 후 영풍석포제련소 뒷산에 나타난 변화" https://omn.kr/2dca3)

"2019년도 조작 사건 때도 관리 부서에서 점검을 나와서 조심하니까 풀과 식생이 살아났어요. 씨가 날아와서 새파랗게 촉이 트는데, 신기할 정도로 다 죽었던 것들이 어디서 그리 오는 건지 끝내 싹을 내더라고요. 그러니까 독성 물질이 제거된다면, 자연계도 언젠가는 꼭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 같아요."
산에 가서 다 죽은 나무들이 널브러진 땅을 직접 발로 밟아야 하는 순간이 서글프다고 말하던 신기선 대표가, 기적적으로 싹을 틔워낸 녹색 빛을 보았을 때 드물게 기쁨이 찾아왔다며 옅게 웃음 짓는다.
그의 바람처럼, "과거를 넘어 미래를 위한 새로운 시작점 위에 서 있"다는 영풍에게 과거와 단절된 미래는 불가능하다는 말을 밝혀둔다. 기술로 미래를 지어가기에 앞서, 우리가 잃어버린 본디 자연의 모습을 돌려줘야 한다. 강이기 전에 물이고 산이기 전에 삶이었던 생명의 시간으로 응답해야 한다. 석포는 석포를 그 이름답게 존재하게 할 터전과 주민과 노동자가 함께 숨 쉬어가는 마을을 바란다. 어느 겨울, 푸르른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마음껏 맞으며 뛰어다닐 날을 바란다.
[필자 소개] 김누리: 전주에 살며 읽고 쓴다. 연루된 관계 속에서 공생할 수 있는 삶을 실천하기 위한 기록 활동을 하고 있다. 돌봄과 연결의 힘에 기대어 더 정확히 비관하고 구체적으로 낙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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