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사법파괴·입법독재 국민 규탄대회'에서 무대 위에 올라 피켓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을 극단 성향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황교안 전 대표 체제' 때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 속에서도 5년 8개월 만에 서울 도심에 총집결해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대구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장외투쟁을 두고 민심과 괴리된 행보라는 회의론에, 일각에서는 당시보다도 여론의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28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대규모 개인회생개시결정기각 장외집회를 열어 "이재명 독재를 막아야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했다. '야당 탄압·독재 정치 국민 규탄대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집회는 오후 2시께 시작해 약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단상에 올라 "우리의 목표는 단 하나, 이재명과 싸워 이기는 것"이라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어떤 공포가 오더라도, 새희망네트워크신용조회 그리고 그 길이 아무리 험난해도 우리는 싸워 이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대표는 "이재명 정권을 끝내고 정권을 다시 찾아와야 한다"며 "오늘 우리가 승리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에 내일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부족했다. 많이 부족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지금 완벽한 임무를 부여 받았다. 자 고금리 유 대한민국을 지키라는 임무다. 나는 그 완벽한 임무를 부여 받은 지금 이 순간 국민의힘 당대표여서 행복하다"고 힘줘 말했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사법파괴·입법독재 국민 규탄대회'에서 규탄대회'에서 참가자가 '윤 어게인' 손 피켓을 들고 금융권 연봉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당 지도부의 의도와 달리 일각에서는 이 장외집회를 두고 회의적 시각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집회가 열리기 전부터 당 안팎에서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최근 지도부가 지난 2019년 황교안 대표 시절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꾸준히 나온다. 가족명의핸드폰 당시 중도층을 외면한 채 강성 지지층만 결집하다가 2020년 총선 참패라는 결과를 맞은 만큼, 이번에도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은 집회 참석 인원을 약 15만 명으로 추산했지만,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는 1만 명 수준에 그쳤다. 앞서 동대구역 광장 집회에서도 당은 7만 명 이상이 운집했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2만여 명으로 집계했다. 결과적으로 흥행도 잡지 못한 것 아니냐는 평가다.
지난 21일 동대구역 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현장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얼굴이 새겨지거나 '6·3 부정선거, 멸공'이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 성조기 등이 휘날렸다. 불법 비상계엄을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윤어게인' 세력이 중앙당의 협조 요청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전면에 등장하면서, 우려했던대로 집회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아쉬움이 터져 나왔다.
일각에서는 황교안 전 대표 체제보다 더 암울한 전망을 거론하고 있다.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탄핵 당한 윤 전 대통령을 여전히 옹호하는 강성 지지층이 전면에 나서면서, 당 전체가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사실 아직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이번 (윤 전 대통령 탄핵) 경우는 너무나 명백하다. 동기가 어떻게 됐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신율 교수는 "그런 차원에서 이 장외집회를 바라본다면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국민의힘이 계속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나 명백한 사안"이라며 "점점 여론에서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일반 시민들은 집회에 대해 큰 관심이 없고 오히려 거부감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 (황 전 대표 때보다) 으레 상황이 나빠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황 전 대표가 사익을 추구하지는 않았다고 보지만, 결국 뒤안길로 사라진 이유는 여론의 호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그때보다 더 호응을 얻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