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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줘야겠네요. 질투를 시선을 많았었다. 찾는 다르군요. 결정을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이 생활·업무 공간으로 사용한다고 알려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주상복합 콘도 외벽에 ‘콘도 매매·임대’라는 홍보 문구가 걸려 있다.(☞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낮은 건물 사이 우뚝 선 캄보디아 센소크 지역의 30층 높이 호텔이 생뚱맞았다.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 화려함만 빼면 특별할 것 없는 호텔에는, ‘임대’ 표지가 중국어로 큼직하게 내걸렸다. 캄보디아 교민 박아무개(54)씨가 호텔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주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들이 층 단위로 방들을 임대해서 사용해요. 호텔은 공실을 줄이고, 조직은 범죄 공간을 싸게 구하는 일종의 공생이죠.” 앙코르와트를 품 기술보증기금 은 관광국가 한복판에서, 여행에는 관심 없어 보이는 일상복 차림의 중국인 몇몇만 호텔 로비를 거닐었다.
한겨레가 캄보디아 프놈펜을 찾은 14일, 우기인 이곳의 날씨는 선선한 가을로 향하고 있었다. 혼잡한 거리와 소음, 그 사이 예기치 않은 평온과 친밀함은 여느 동남아시아 도시와 다르지 않다. 캄보디아는 ‘범죄 국가’가 아니지만, 범죄 공간 브로커업무 을 품고 있는 곳이었다. 세계 곳곳을 향하는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도박 사기의 전파 기지이자, 감금·협박을 동원해 한국 청년을 범죄에 연루시킨다는 공간들이다.
14일 캄보디아 프놈펜 주변 주요 범죄 단지인 원구 단지에 벽과 철조망이 설치돼 있다. 5층 건물 4개 동으로 황금률 이뤄진 원구 단지에는 피싱 범죄 조직이 자리잡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감금, 강제 노동 등이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에서는 범죄 단지 형태 외에 대형 호텔이나 콘도 등의 공실을 임차해 범죄 공간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 정인선 기자
범죄 공간은 종잡을 수 없는 형태였다. 2010년대 주로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필요서류 중국 자본을 들여 만들었던 화려한 호텔과 콘도 공실이 무대가 되는가 하면, 도시 외곽 비교적 깔끔한 집합건물들도 둘러쳐진 벽과 철조망 하나로 범죄 단지로 변모한다. 프놈펜 중심가 범죄 기지로 꼽히는 한 주상복합 콘도 건물 앞에서 만난 경비원은 “한국 남자들이 많이 산다. 주로 20~30대”라고 했다. 피싱 범죄 조직이 밀집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감금 등 주식교환 이 이뤄진 프놈펜 주변 3대 범죄 단지 중 하나로 알려진 ‘원구 단지’에는 평상복 차림의 경비원 2명이 지키고 섰다. “내부를 보고 싶다”는 요청에 경비원 2명은 “책임자 허락이 필요하다”며 사라졌다.
약속된 고수익과 국외 생활을 ‘새로운 도전’으로 여긴 청년들도 이런 공간들에 발을 디뎠을 것이다. 평범한 외관 이면에 다국적 범죄 조직과 부패가 난무한다고 피해 청년과 현지 교민들은 입을 모았다. 외교부는 올해 들어 8월까지 캄보디아와 관련된 실종, 감금 피해 신고 사례가 330명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8월 기준 80여명의 안전이 확인되지 않았다.
20대 중반인 청년 ㄱ씨도 한겨레에 지난 8월 초 쌓인 빚을 갚아보려 캄보디아에 발을 들였다고 전했다. 온라인 카페에서 ‘채팅 홍보 업무를 하면 월 300만~500만원까지 벌 수 있다’는 광고를 봤다. 캄보디아에 머문 7일 동안 “세번 도망쳤다”고 했다. ㄱ씨는 처음 찾은 시아누크빌의 한 조직이 채팅 홍보 업체가 아닌 ‘보이스피싱’ 조직임을 깨닫고 곧장 도망쳤다. 돈 한푼 못 벌고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뒤이어 츠레이툼·캄포트 지역의 조직을 차례로 찾았다가, 실태를 깨닫고 다시 도망쳤다.
그가 겪은 범죄 공간들의 생리는 상상을 초월했다. 범죄는 이미 사업이나 업무로 포장될 정도로 체계를 갖췄다. 근로계약서를 쓰게 했고, 계약 기간은 1년이라고들 했다. 모두 ‘합법적인 정상 업무’로 홍보했다. 심지어 마지막에 찾은 캄포트 지역 조직은 “우리는 한국 업체다. 지금 있는 데서 일하면 총 맞아 죽을 테니 이쪽으로 도망치라”며 ㄱ씨를 끌어들였다. 그 업체가 수년째 로맨스 스캠을 이어온 범죄 조직인 것은 도착해서야 알았다. “조직원만 1500명에 달한다고 자랑했어요. 경찰을 피하거나 유착되면서 기업만큼 규모를 키운 거예요.” ㄱ씨가 말했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원구단지 출입구에 중국어로 ‘방 빌려드립니다’라는 홍보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정인선 기자
ㄱ씨는 곧바로 발을 뺐지만, 탈출을 스스로 거부하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미 범죄에 가담해 돌이킬 수 없다고 판단한 탓이다. 캄보디아 근무 경험이 있는 한 경찰관은 한겨레에 “피해자들이 ‘감금된 게 아니다’, ‘계속 돈을 벌 것’이라고 하는 경우가 가장 답답하다”며 “범죄에 가담해 처벌받는다는 조직의 가스라이팅이 지속되니, 스스로 탈출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캄포디아 프놈펜 최대 번화가 벙켕캉 지역에서 만난 카페 점원이 한글로 가득한 연습장을 보이며 밝게 웃었다. “한국어 공부하고 있어요.” 교민들은 이런 사람들이 사는 나라, 캄보디아가 ‘범죄’로만 표상되는 것을 걱정했다. 다만 도시 곳곳을 파고드는 범죄 공간에 한국과 캄보디아 당국이 단호한 태도이길 바랐다. “지난달 이 카페에서 나가던 한국 사람 1명이 중국인들한테 납치당했어요.” 교민 박씨가 점원의 웃음을 뒤로하고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프놈펜/정인선 기자 ren@hani.co.kr, 박찬희 chpark@hani.co.kr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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